후쿠오카 공항에서 출국 수속이 1시간 넘게 걸리고
버스타고 하카타 터미널로 이동해서 숙소로 가니 오후 7시 경이었던거 같다.
생각보다 천장이 낮고 좁은 창문, 창문 밖 풍경으로 탄생 처음 폐쇄 공포증에 시달리고 방 교환을 부탁하느라 1시간 넘게 허비하고 저녁 먹으러 주변을 검색하니
9시에 문닫는 집이 태반..
초밥을 꼭 먹고 싶은데 그나마 가까운 평점 좋은 곳에 가보니
이미 웨이팅이 어마어마하다. 웨이팅을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다른 곳으로 이동할 힘도 없고 주변 식당은 거의 끝나갈 무렵이라 어쩌다보니 1시간 웨이팅해서 들어간 후쿠오카에서의 첫 식사.
1. 스시 사카바 사시스 킷테 하카타점
이름이 길고 길구나.
줄서 있을때는 몰랐다가 포스팅 하려고 다시 이름을 찾아보았다.
초밥의 밥이 상당히 많아서 배가 부르니 적당히 조절해서 먹기.
생선의 질은 상당히 좋았고 맛도 나쁘지 않았다.
생맥주가 정말 맛있었다. (생각해보니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맛있었던건 맥주인듯 ㅎㅎ)
참치 뱃살 들어간 롤도 시켰는데 참치 두께가 어마어마하고 밥양도 많다.
한국어 메뉴판이 있어 언어를 몰라도 주문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가격은 메뉴판에 적혀있다.
내가 먹은 메뉴만 사진 찍느라.. ㅋㅋ
내가 먹은 메뉴만 사진 찍느라 전체 메뉴가 없네
2. 티아라 우동
티아라 우동도 구글에 한국인 후기가 엄청나게 올라온 곳인데
딱히 우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지인이 꼭 먹어보라고 부탁도 했고, 마침 머물고 있는 숙소와 멀지 않아 11시 조금 넘어 도착해보니 이미 몇명이 웨이팅 중이었다.
하지만 혼자 여행 온 사람은 2-3명이 기다리는 것보다 자리 잡기가 수월하여 거의 웨이팅 없이 들어갔다. (어느 음식점이든 1명은 유리하다)
면발은 부드러움과 탱글함에 공존.
소고기와 우엉튀김이 들어간 우동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느끼해서 중간중간 와사비를 섞어 먹었다.
이곳도 한국어 메뉴판이 있어서 주문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우동을 딱히 좋아하지 않지만 국물부터 면발까지 만족도가 높은 식당이었다.
* 티아라 우동집으로 가던 길에 허름한 음식점이 눈에 띄어 들어갈까 말까 하다 사진만 찍었는데
나중에 서치해보니 아주 유명한 카레 전문점이었다.
이곳도 웨이팅이 어마어마하다고 하는데 내가 지나갈때는 오픈을 몇분 앞두고 있었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다음에 가면 들러보고 싶은 집이다.
3. 라쿠스이엔 (찻집)
우동먹고 스미요시 신사에 갔다가 근처에 찻집이 좋다는 평을 듣고 한번 들러보았다.
입장료가 100엔,
차는 말차와 커피 두종류가 있는데 각각 500엔이다.
입장료 내고 들어갔다 깜놀.
너무 아담한 크기이다.
스미요시 신사에 들렀다 와서인지 이 찻집에 입장료까지 내고 들어올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찻집으로 들어가 다다미 방으로 안내되어 다른 여행객과 뒤섞여 앉아 말차를 마셨는데..
딱 한모금 정도의 양..
한적하게 일행끼리 앉아있다면 모를까 낯선 여행객들과 뒤섞여 500엔짜리 한모금 말차를 마시는.. 내 모습이 좀 어이가 없었다.
총 600엔이었기에 망정이지..
이 때부터 생각했다. 구글 평점에 너무 목매지 말자!
백인 백색이고 시기와 날씨 누구와 가느냐, 그리고 연령대에 따라 호불호는 다르다~
나름 포토라인인 아주~작은 폭포
말차 먹기 전에 먹으라던 디저트와 말차. 디저트는 설탕 맛이다
4. 오호리 브루어리
후쿠오카 성과 오호리 공원을 산책한 뒤라 너무 목이 말랐는데 맥주가 간절해서 구글에 검색해보니 오호리 공원 가까운 곳에 수제맥주 집이 있었다.
전주에서 수제맥주를 맛있게 먹은 생각이 떠올라 찾아가 보았다.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주인 아저씨 ㅎㅎ
하지만 어디서나 뉘앙스는 통하고 우리에겐 번역앱도 있으니!
오호리 맥주에는 1-6번까지 맥주가 있는데
각각 풍미도 다르고 맛이 썩~! 괜찮다.
1, 2번을 먹고 배가 부른 상태에서 3가지 맥주를 자유롭게 골라 세트로 주문할수 있는 메뉴를 뒤늦게 보았는데
주인 아저씨가 1잔씩 마실수 있게 해주셨다.
중간에 다행히 영어를 할수 있는 일본 손님이 오셔서 서로 맥주를 시음해보기도 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역시 여행의 묘미는 사람과의 만남.
그 나라 사람과의 소통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주인 아저씨가 나중에 번역 앱으로
“우리집을 한국인에게 퍼트리고 싶습니다”
를 보여줘서 빵 터졌는데.
평소에는 한국어 하는 직원도 있고 곧 한국어 메뉴도 갖추신다하니 곧 한국사람들이 웨이팅하는 유명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맥주 만드는 기계도 있고 동네 푸근한 맥주집 같은 느낌의 오호리 맥주.
오호리 공원 근처라면 한 번 들러보시길.
너무나 깨끗했던 화장실. 문을 열면 변기 뚜껑이 자동으로 열린다
5. 화유 (어묵전문집)
맥주를 마시고 배가 불렀지만 저녁을 포기할수 없어 근처를 서치했다.
일본식 가정밥집이 있어 그곳에 가려고 했는데 옆에 붙어있던 어묵집 문을 잘못열었다.. 아뿔싸..
주인 할아버지와 친구인 듯한 할머니가 맥주 한캔을 놓고 오손도손 이야기하고 계셔서 차마 다시 나갈수가 없었다.
(가게가 상당히 좁다. 도망가기 힘들다)
자고로 여행이란 이런 실수도 즐거운 법! 하하하!
모든 메뉴 250엔.
튀긴 두부, 곤약 어묵을 먹었는데 어묵가격이라기엔 좀 높았지만 주인 할아버지가 어묵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계셔서
감사히 먹었다.
단품요리로 치킨을 추천해주셔서 먹었는데 계란입힌 순살후라이드와 샐러드. 800엔.
종지그릇에 담긴 반찬 300엔 ㅎㅎㅎ
가격대는 어리둥절이었지만
외국인 손님이 처음인 듯한 할아버지가
싸비스~ 싸비스~를 외쳐대시며 주신 주전자 차, 후식으로 연유들어가 얼린 딸기.
그리고 옆에 할머니가 지금 산 군고구마를 내밀며 프레젠또!
를 외치시니
내가 낸 금액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간단한 영어를 하시는 주인할아버지랑 자연스럽게 대화 할 수준의 일본어를 할수 있다면 더욱 즐거운 집이 되겠다. 싶은 마음.
작은 식당이지만 상당히 깔끔하고 일본의 정감이 느껴진다.
정감이 느껴지는 주인아저씨
6. 신신라멘 본점
3일차 아점.
쇼핑을 할 생각이어서 텐진으로 갔다. (내 숙소는 하카타)
라멘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일본이니 한번 먹어보자 싶었다.
본점인 것도 모르고
내가 쇼핑할 쇼핑점과 가깝고 후쿠오카에만 있는 라멘집이라기에 찾아갔는데.
뙈약볕에 웨이팅! ㅜㅜ
친절히 우산도 준비되어있다.
이렇게까지 먹을일인가 싶지만 후쿠오카 어디든 한국인 리뷰가 많이 달린 곳이면 웨이팅이 기본이기에 그냥 기다리기로..
이번에도 혼자여서 다른 분들보다 조금 빨리 들어가서 20-30분 정도 웨이팅이어서 넘나 다행.
옆에 분이 추천해주신 기본 라멘에 차슈와 계란 고명.
그리고 1/2 볶음밥을 시켰다. (아주 맛있다길래)
라멘은 진~~한 사골국물에 넣은 라멘?
일본음식이 이렇게 느끼하던가?
우동에 이어 담백함이라고는 없는 라멘.
이치란 라멘은 이것보다 더 느끼하고 냄새도 난다니 나는 못먹을것 같다.
첫 국물만 캬~
다음엔 그냥 라멘이구나.. 하고 먹었다.
볶음밥은 나에겐 좀 짰는데.
라멘도 볶음밥도 너~~무 맛있다.. 는 아닌 내가 비정상인가.. 하고 나온 집이다.
개인적으로 오사카에서 먹은 잇푸도 카라라멘이 훠~~얼씬 맛나다.
7. 스시로 오야후코도리점 (텐진)
쇼핑을 마치고 나니 열린 음식점이 거의 없었다.
마지막으로 초밥을 다시 먹고 싶어 서치하다 열려있는 초밥집으로 직행.
이곳도 웨이팅이 어마어마.
번호표 뽑고 기다리면 화면에서 순서를 알려주고
앉을 좌석은 내 번호를 키오스크에 누르면 알려준다.
사실 어리버리해서 직원이 다 도와줬다.
주문은 좌석 앞에 있는 태블릿으로 하는데 한국어 버전이 있어서 어렵지 않지만 내가 주문한 것이 회전되서 지나가기에 재빠르게 접시를 빼야한다.
딱 100엔 스시 같은 느낌의 초밥..
마지막 초밥을 이정도 퀄리티로 먹은 것이 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배는 채웠다.
핫.. 심지어 사진도 없네.
8. 키친 글로리 (일본식 경양식)
마지막 식사를 숙소 근처에서 하고 싶었다.
딱히 먹고 싶은건 없었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경영하는 작은 식당이라는 리뷰를 보고 찾아갔다.
11시에 오픈이라 아직 오픈 전이었는데,
주인 할아버지가 일본어로 11시 오픈이예요.
하는 것 같았다.. ㅋㅋㅋ
걸음도 어렵게 걸으시는 이 할아버지.
작년에 돌아가신 아빠생각이 절로 나서 먹기 전에 울컥.
주방에서 조금씩 움직이시며 자신의 일을 찾아서 하시는 모습이 너무너무 인상적이었다.
첫 손님으로 들어갔는데 한국어 메뉴판을 주셔서 쉽게 주문할수 있었다.
내가 선택한 것은 글로리 런치.
작은 컵스프와 한 접시에 담겨나온 밥, 스파게티, 샐러드, 계란후라이, 튀김.
참 정갈하다.
돼지고기인듯한 튀김은 너무 부드럽고 맛있었지만.
격하게 김치가 땡기는 메뉴였다.
다음에 간다면 생선튀김이나 돈까스 같은 것을 먹어보고 싶다.
노인 부부와 아들인 듯한 세 분이 경영하는 키친 글로리는
음식 맛을 떠나. 그들의 일하는 모습 자체로 800엔의 가치를 뛰어넘는 곳이었다.
일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꾹꾹 참았다.
하루 두끼 정도를 먹으며 후쿠오카에서의 3박 4일 일정을 마무리했다.
남들은 먹방여행으로 우동 먹으러 온다는데..
긴긴 웨이팅을 견뎌낼 인내가 나에게는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리뷰에 매달려 찾아간 집은 오.직. 한국인들만 웨이팅하고 있어서 이곳이 일본인지.. 헷갈렸다.
장단점은 있는 것 같다.
한국인 리뷰가 많이 달린 곳은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이다.
리뷰가 없는 곳은 김치가 간절해진다.
맛있는 음식을 원하고 웨이팅이 어렵지 않다면 리뷰를 보고,
일본의 정취를 느끼며 낯선 곳을 즐긴다면 내 마음이 땡기는 곳으로.
결국은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게 정답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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