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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진정한 위로

by 다로가 2024. 9. 10.

작년에 큰 사건을 겪고,
그 전부터 있던 부정출혈이 심해지기 시작해서
작년 7월에 수술 한번,
올해  7월에 두번째 수술,
이제 세번째 수술을 앞두고 있다.
백신의 후유증이라고 예측하지만 증명할 길이 너무 멀고,
의사들은 절대 도와주지 않는다.

그동안 참으로 여러가지 말들을 들었다.
나를 걱정하고 위로하는 말들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사람을 찌르는지,
얼마나 배려없이 자기 입장만 생각하고 하는 말들인지,
마음에 힘이 없을때는 그 말에 더 상처를 받았다.

“이제 필요도 없는데 아예 떼어버리는건 어때?”
“내 주변에도 적출한 사람들 많은데 훨씬 편하대”
“그렇게 고생하지 말고 그냥 떼버려”
“뭘 그렇게 연연해해”
“그렇게 아프면 애들은 누가 봐?”
“엄마가 힘이 없으면 애들이 보기에도 안좋아”
“바쁘게 살면 아플 틈도 없어”
“운동을 좀 해”

극심한 출혈로 빈혈이 오니
우울증도 오고 머리도 빠지고 관절도 아프고..
이번에 빈혈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사람들은 나대신 아이를 봐줄것도 아니고
대신 수술을 해줄것도 아니고  아파줄 것도 아니면서
수술하는 것을 손톱 자르는 것처럼 쉬운 것마냥
마구마구 자기 의견을 쏟아냈다.
위로하기 위해서, 다 걱정되서. 라는 말을 덧붙이며.

그 많은 말들을 들어오며
내가 그동안 위로랍시고 했던 모든 말들에 대해 반성했다.
그 사람의 입장을 공감하는 양,
슬퍼하는 양 했던 모든 행실들을 반성했다.
할 말이 없다면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위로라는 것도 깨달았다.
진정한 위로가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사람들의 말에 너무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단단해졌음에 감사하다.
그런 말을 들을때 속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냥 그러고 넘어갈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하다.

내가 아플때 내내 도와줬던 친구와 오늘 연락하며
그동안 함께 해줘서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고, 고맙다고 말을 전했다.
이제는 끝이 있을 것을 알고 있고,
그 끝이 내가 원하는 끝이
아니더라도 괜찮다고.
이제 이 병이 나에게 장애도 걸림돌도 되지 않는다고.
그동안 따뜻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그랬더니 그 친구가 이렇게 얘기해줬다.

원하지 않더라도, 그대로 자연스러운거야.

이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

나의 상황을 바꾸려하지 않고,
뭔가를 가르치거나 알려주려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주는 것이 큰 위로가 될수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나의 상황이나 나의 환경에 상관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 괜찮아.
라는 말 같아서 고마웠다.

주님이 주시는 위로 같았다.
그냥 이대로 괜찮다.
주님이 다 아시니,
주님이 내 인생을 붙잡고 계시니 괜찮다.
참 감사하다.

[시23:4]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